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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댓말 반말이 자꾸 섞일 때 — 한국어 소설의 호칭 관리
형이라 부르던 인물이 갑자기 선배가 되고, 한 대사 안에서 반말과 존댓말이 섞입니다. 영어권 가이드에는 나오지 않는, 한국어로 쓸 때만 겪는 문제입니다. 원인과 관리법을 정리했습니다.
1. 왜 한국어에서만 이 문제가 클까
영어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이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고, 호칭도 이름 아니면 직함 정도라 관계가 흔들려도 문장은 멀쩡해 보입니다. 한국어는 다릅니다. 호칭 하나에 나이·지위·친밀도·자리가 전부 들어 있습니다. "선배"라고 부르던 인물이 다음 화에서 "형"이라고 부르면 그건 오타가 아니라 관계가 바뀌었다는 선언입니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다면 사고고요.
게다가 모델이 학습한 글은 영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한국어의 존비어 감각은 번역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익힌 셈이라, 문법은 맞는데 관계에 맞지 않는 말투가 자주 나옵니다. 반말과 존댓말이 한 대사 안에서 섞이는 이른바 반존대도 여기서 옵니다.
2. 무너지는 네 지점
① 방향 — A→B와 B→A는 다르다
설정집에 "두 사람은 친하다"라고만 적으면 AI는 양쪽을 같은 말투로 씁니다. 선후배라면 한쪽은 반말, 한쪽은 존댓말입니다. 관계는 대칭이어도 말투는 거의 언제나 비대칭입니다.
② 자리 — 사석과 공석, 그리고 제3자 앞
사석에선 이름을 부르다가 회사에선 직함으로 바꾸는 인물이 흔합니다. 여기에 "다른 사람이 보고 있을 때"라는 조건이 하나 더 붙기도 하죠. 이 규칙은 장면마다 달라지는데, AI에게는 장면의 성격이 명시되지 않으면 알 길이 없습니다.
③ 시점 — 관계가 변하면 호칭도 변한다
1막의 적이 3막의 연인이 되는 이야기라면 호칭은 최소 두 번 바뀝니다. 후반부를 먼저 써 두고 앞을 채우는 경우, 설정집에 최신 호칭만 적혀 있으면 AI는 초반 장면에서도 그 호칭을 씁니다. 관계가 시간축을 가진다는 걸 설정에 시점을 붙여야 해결됩니다.
④ 화계 — 해요체와 합쇼체, 해체와 해라체
같은 존댓말이라도 "그랬어요"와 "그랬습니다"는 인상이 전혀 다릅니다. 이 층위를 지정하지 않으면 한 인물의 말투가 화마다 미묘하게 흔들립니다. 격식체를 쓸 인물이라면 그렇게 못을 박아 두세요.
3. 호칭표 만들기
가장 확실한 방법은 관계를 문장이 아니라 표로 적는 것입니다. 문장으로 적으면 방향이 뭉개지지만, 화살표로 적으면 뭉갤 수가 없습니다. 요청할 때 이 표를 그대로 붙입니다.
표가 길어질 것 같지만, 한 장면에 필요한 줄은 대개 두세 줄입니다. 전부 붙이지 말고 그 장면에 나오는 인물만 골라 넣으세요. 길게 붙일수록 놓치는 확률이 올라갑니다.
4. 요청할 때 덧붙이는 한 줄
표를 주는 것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지시를 한 줄 붙이면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마지막 줄이 특히 잘 듣습니다. 애매하면 "그가 말했다"로 넘어가게 두는 편이, 틀린 호칭을 지어내는 것보다 낫습니다.
5. 그래도 무너졌다면
사후 교정은 대사만 따로 훑는 것이 빠릅니다. 원고 전체를 다시 읽는 대신 큰따옴표 안만 확인하세요. 호칭 오류는 대사와 지문의 호명에 몰려 있습니다.
- 인물 이름을 찾기로 훑으며 앞뒤 호칭이 표와 맞는지 확인
- "요"로 끝나는 대사와 반말 대사가 한 인물 안에 섞였는지 확인
- 고칠 때는 문단 단위로 — 전체를 다시 생성하면 다른 곳이 또 틀어집니다
6. 이 방법의 한계
호칭표는 확실히 듣습니다. 문제는 유지 비용입니다. 인물이 늘면 표는 제곱으로 커지고(다섯 명이면 스무 줄입니다), 관계가 바뀔 때마다 "몇 화부터"를 손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장면마다 어느 줄을 넣을지, 이 시점에 어디까지 알려 줘도 되는지를 매번 판단해야 합니다. 판단을 한 번 빠뜨리면 다시 처음의 문제로 돌아갑니다.
호칭표를 손으로 관리하지 않으려면
반디로는 인물의 관계와 호칭을 어느 장면의 일인지와 함께 기록합니다. 원고를 쓸 때 그 장면에 나오는 인물의, 그 시점까지의 호칭만 자동으로 전달되니 표를 고르고 자르는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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