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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소설 설정을 까먹는 이유와 해결법
3화에서 죽은 인물이 5화에 멀쩡히 등장하고, 반말을 쓰던 사이가 갑자기 존댓말을 씁니다. 분명히 알려 준 설정을 처음 듣는 것처럼 되묻기도 합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1. 왜 까먹을까 — 기억이 아니라 매번 다시 읽기
먼저 오해를 하나 풀어야 합니다. AI는 대화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매번 지금까지의 대화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읽고, 그 끝에 이어질 말을 씁니다. 기억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다시 읽기입니다.
그런데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대화가 그 상한을 넘으면 오래된 쪽부터 조용히 잘려 나갑니다. 3화에서 정해 둔 설정이 12화쯤에 사라지는 건 AI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 문장이 더는 눈앞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고도 뜨지 않아서 작가는 한참 뒤에야 알아챕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칩니다. 잘려 나가지 않았더라도, 읽어야 할 글이 길수록 중간에 묻힌 정보를 놓칠 확률이 올라갑니다. 커뮤니티에서 "일정 길이가 넘으면 급격히 멍청해진다"고 말하는 현상이 이것입니다. 챗GPT든 클로드든 제미나이든, 정도 차이는 있어도 구조적으로 같은 성질을 공유합니다. 특정 서비스를 갈아탄다고 사라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2. 한국어에서 유독 빨리 티가 나는 이유
영어 소설이라면 이름과 사건만 어긋나지 않아도 웬만큼 넘어갑니다. 한국어는 다릅니다. 두 사람이 반말을 하는지 존댓말을 하는지, 서로를 뭐라 부르는지가 관계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형이라 부르던 인물이 갑자기 선배라고 부르면, 독자는 사건이 틀린 것보다 먼저 알아챕니다.
게다가 호칭은 대칭이 아닙니다. A가 B를 부르는 말과 B가 A를 부르는 말이 다르고, 사석이냐 회사냐에 따라 또 달라집니다. 정보량이 많은 만큼 설정집에서 가장 자주 빠지고,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3. 해결법 — 기억시키지 말고, 매번 다시 주기
발상을 뒤집는 편이 빠릅니다. AI에게 기억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필요한 것을 매번 다시 건네는 겁니다. 아래 여섯 가지는 도구 없이 지금 바로 할 수 있습니다.
① 설정은 대화가 아니라 문서에 둔다
채팅창에 적어 둔 설정은 결국 대화의 일부라 언젠가 밀려납니다. 메모장이든 문서든 바깥에 설정 시트를 두고, 요청할 때마다 앞에 붙이세요. 원시적으로 들리지만 가장 확실하게 듣는 방법입니다.
② 전부 붙이지 말고, 이 장면에 필요한 것만
설정집 전체를 통째로 붙이는 건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읽어야 할 글이 길수록 놓치는 확률이 올라가니까요. 이 장면에 나오는 인물 두셋, 그들의 관계와 호칭, 직전에 벌어진 일 — 이 정도가 적당합니다.
③ 호칭은 방향까지 적는다
"서로 반말"이라고만 적으면 절반만 전달됩니다. 위 예시처럼 A→B, B→A를 따로 적고, 자리에 따라 달라지면 그것도 함께 적으세요. 한국어 소설에서 이 한 줄이 만드는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④ '지난 줄거리'는 직접 갱신한다
매 화를 마칠 때 서너 줄로 줄거리를 갱신해 두고 다음 요청에 함께 넣습니다. AI에게 요약을 시키면 정작 중요한 복선이 빠지는 일이 잦으니, 마지막 손질은 직접 하는 편이 낫습니다.
⑤ 대화를 짧게 끊고, 새로 시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 대화창에서 끝까지 가려고 버틸 이유가 없습니다. 길어질수록 느려지고 부정확해지니, 화가 바뀌면 새 대화를 열고 설정 시트를 다시 넣는 편이 빠릅니다. 설정이 문서에 있으면 새로 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⑥ 시점을 지킨다 —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은 주지 않는다
결말을 먼저 써 두었다면, 초반 장면을 쓸 때 그 정보를 넣지 마세요. 넣으면 AI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대사나 묘사에 슬쩍 흘립니다. 설정 시트를 "지금 시점까지"로 잘라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4. 이 방법의 한계
실제로 잘 듣습니다. 다만 화수가 늘수록 관리 자체가 일이 됩니다. 설정 시트는 계속 길어지고, 인물이 열 명을 넘으면 관계표만으로 한 화면을 넘깁니다. 매번 "이 장면에 필요한 게 무엇이더라", "이 시점에 이걸 넣어도 되나"를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을 빠뜨리면 다시 앞의 문제로 돌아갑니다.
커뮤니티에서 "소설 쓰는 시간보다 설정 관리하는 시간이 길다"는 말이 나오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방법이 틀린 게 아니라, 손으로 하기에 양이 많은 것입니다.
반디로는 이 관리를 대신합니다
반디로는 AI 협업 집필 서비스입니다. 인물의 관계·호칭·사건이 어느 장면에서 생긴 일인지와 함께 기록되고, 원고를 쓸 때 그 장면에 필요한 만큼만, 그 시점까지만 자동으로 전달됩니다. 위의 ①~⑥을 손으로 하던 일을 도구가 맡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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